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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 비단모래
음악 신형탁
내비게이션이 고장난 낯선 길에서 기계속의 여자만 원망하다 꼿꼿한 비너스를 만났다 교차로 부근 녹색등이 이미 점멸을 시작하고 붉은 눈을 깜박이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피어나는 꽃이 있다는 걸 잠시 멈추어 해녀 같은 숨을 몰아쉬고 보이지 않는 나이테를 센다 강한 철사가 둘러친 깨진 항아리 같은 몸통 그러나 살아있다 그녀를 안고싶다 왼쪽 귀에 따스한 입김을 바르고 비너스의 은밀한 그곳에 물큰한 봄 한줌 쥐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