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 백 김 지원
음악 신형탁
나는 길거리 화가입니다.
초대장도 없이
축제 한마당을 따라다닙니다.
다리를 이어붙인 이젤에
화선지 몇 장 포개어
인물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허기를 달래는 예술가입니다.
고통은 지우고
넉넉하게 웃는 모습
그려주는 행복 전도사입니다.
세월의 흔적에
자애로운 마음 덧칠하여
변화를 꾀하는
마술사이기도 합니다.
길흉화복을 따지는 점은
넣을 때와 뺄 때를 아는
관상가의 자질도 갖추었습니다.
잠깐만 여기를 보세요.
연필 한 자루가
어릿광대의 춤을 춥니다.
마주친 눈동자의
생각을 꺼내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합니다.
나는 화가입니다.
길거리의 수식어가 빠진 화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