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길
시 이준관
낭송 이미숙 음악 신형탁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있듯이
들꽃도 많이 피어 있고
볕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음을 품고
구불 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 살이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