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갓겜ㅠㅠ

눈 앞에 무언가 스쳤다.
익숙한 장면.
누군가와 함께 해맑기 웃고 있는 내 모습.
머리가 지끈한 찰나,
마음 속에서부터 뭉클한 감정이 순식간에 목 밑까지 차오르고, 가슴이 시려와 내 감정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한 줄기 빛이 머릿속에 비춰지듯, 희미했던 그의 얼굴이 디모와 겹쳐졌다.
내 눈에 비쳐진, 아니 이제서야 비로소 기억난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다.
세상에 있어선 최연소 천재 피아니스트.
가족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과 같은 존재.
그리고 나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
눈물이 뭉클 차 오르는 걸 느끼며, 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한스 오빠....."

한스는 내 오빠였다. 언제나 상냥하고, 친절한 내 소중한 오빠. 한 번은 갖고 싶었지만 구경밖에 할 수 없었던 고양이 인형을, 내 생일날 그걸 기억하고 사다 줄 만큼 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오빠였다.
나는 그림이 걸린 방에 있던 고양이 인형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