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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Fn@tic
Fn@tic
·10년전

Black Nut (블랙넛) - 5 O'Clock

5년 전에 나의 꿈은 잘나가는 랩퍼
이젠 그 멋있던 힙합이 매일 내 잠을 깨워
일어나서 느끼는 건 내 미래에 대한 걱정
마음 속으로 난 계속 자퇴한 학교로 발을 돌려
집에만 박힌지 5년째 아직도 내 꿈은 랩퍼
근데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말했어
나 지금 공무원 준비해 음악 포기했어
난 이 직업을 부끄러워하면서도 되고 싶어했어
너도 원하는 그 최고
랩에 대한 자부심? 없어 그냥 까부시고 싶어
실없이 까불거리는 겉멋든 랩퍼들
그게 누구지? 그럼 나도 손을 높이 들지
마이크에서 멀어지면 작아지는 목소리
이젠 사람 발 끝 마저도 제대로 못 보지
자신감을 잃고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내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려 해
아직도 내 눈에 보이는 그 MC는 화려해
의미없이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지고
막상 앞에선 말 못하고 더욱 작아지는 몸

아 시발섹스하고싶네에~

어쩌라고 병신아 너도 내 욕할거잖아
니 맘 알아 넌 한국힙합이 역겨운 악당
괜히 나같이 순수한 꿈을 가진 사람들한테
허세부린다며 정신차리고 취업하라 해
나도 너처럼 그냥 음악 듣는게 좋았는데
심심해서 몇 번 해본 랩에 등 떠밀어준 친구들 때문에
내가 정말 소질있는 줄 알았고
모두 밤을 새며 내신점수 올릴때
난 독서실에서 병신같이 적은 가사
뭐라고 지껄였었는지 전부 기억 안나
무슨 말인지 알아?
그 때 그렇게 미친듯이 쏟아부었던 것들
내게 의미없어 지금 다
크게 벌어져 내 친구들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칠 때
난 더 어두운 곳에 숨어서 펜을 잡고 단 한 방을 노렸어
그 한 방만 딱 먹이면
사놓고 밖에 나갈 일 없어 입어보지 못했던 저 옷을 걸쳐입고서
사람들을 만나 목에 힘주며 으시대고 또
엄마를 괴롭히는 그 7억이란 놈을 관에 눕히고
웃으면서 눈을 감고 웃으면서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난 또 꿈이란 걸 깨닫고나서도
어제처럼 또 헛된 망상에 빠져 살겠지 평생
니가 날 비웃는 이유를 알아 그러니까 난 반박 못해
좌절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어 순간적으로 용기를 얻어
근데 왜 난 항상 내 성공을 랩으로써 이루려고 하는지
정말로 모르겠어 정신차리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입술을 깨물고나면 또 예전처럼 잡는 펜
나는 랩을 정말 사랑하는데
너처럼 그게 인생이라는 소리는 절대 안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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