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잔잔했다. 그 어느 때 보다 달콤하고 기분 좋은 날씨였다.
내가 만나고 싶어했던 신을 만났던, 그런 신을 만나게 해준 그를 만났던, 내가 처음으로 신의 세계에 발을 디뎠던 그 날의 날씨와 비슷했다.
아, 신이라고 하면 믿지 않으려나.
...나도 원래 신은 믿지 않는 주의였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다. 내 주변 사람들을 다치고 죽이게 한 존재. 그런 인물은 세상이라는 좁은 공간안에 어이없게도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신의 세계에 몸을 담궜다. 폭신폭신하고 어쩐지 나른해지는 기분의, 그런 느낌의 세계였다.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낯선세계에 들어가고 우왕좌왕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어쩔줄 몰라하는 나에게, 그가 다가왔다.
이 말을 듣기 전까지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 그냥 기분좋은 장소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신의 세계에 가는건 현실성도, 이론도 하나도 없으니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내 손목을 잡고 공원처럼 보이는 어딘가로 갔었다. 그곳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꽃이 예쁜 장소였다. 벤치도, 분수도 모두 아름다웠다.
그렇게 말한 그의 표정은 어쩐지 어두웠었다.
...난 그 때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 때도 아까 말했듯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맞았다. 신들 사이에선 계급이라는것이 있었고, 요네르는 그중 상위권의 신이었다.
난 나의 신을 찾기를 절실히 원했다. 날 이 꼴 이 모양으로 만든 그 놈의 면상을 좀 보고 싶었다.
의외로 만화같은 내용이었다. 뭐, 신들이라는 것부터 잘못되었으려나.
그런 말을 들은 나는 소름이 돋았었다. 내 잘못 하나에 그도 죽을 수 있단 소리니까.
그렇게 나와 그의 행복여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 딴에서는 그런 여행이 시작되었다. 꽤 긴 여행이었다. 거의 30년은 걸린것 같다.
하지만 애초에 신의 세계는 나이를 느리게 먹는 장소니까, 난 나의 신을 만났을때 24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원래라면 40세가 넘어야할텐데, 처음엔 신기해했다. 나이를 이렇게나 느리게 먹다니...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여행 중 쉬고 있었을때의 어느 날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아주 많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난 나의 신을 만났다.
만나기 전에, 다른 신에게 들켰었다. 그래서, 난 그 신에게 들켜서 죽을 뻔 했다.
엄청 의외였다. 이미 이걸 듣고 있는 당신들에게는 예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신은, 브릭 요네르였다.
난 눈을 떴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건, 나 대신 피보라를 내뿜으며 사라진 그였다.
내가 눈을 뜬 장소는 나의 집이었고, 기분 좋은 날씨의 8년 전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
피아노 포엠(Piano Poem) - 영혼을 팔기에 좋은 계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