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갤] (성지순례) 13년동안 개2없는 아타고의 기원을 따라가보았다

안녕 깡붕이들아.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시점으로부터 8년이 흘렀구나.
옛날에 이런 글을 쓰고 놀았던 사람이야.
아타고 개2가 나오면 칸코레를 복귀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럴 일은 없겠구나.

깡갤특선만화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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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갤특선만화] 번뇌 **** - 201401~202108 칸코레 갤러리

......터빈 딸딸이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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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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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좆망겜을 1111일동안 붙잡고 있을줄은 몰랐다 **** - 201401~202108 칸코레 갤러리

그리고 이 일기를 1111일 넘게 쓰고 있을줄도 몰랐음깡갤에 적폐들이 차고 넘치지만 미드웨이 세대 뉴비가 최근 깡겜을 떠난 지인인 철바닥 제독을 추억하며 올려본다.이걸 찍을 때만 해도 깡겜 오래 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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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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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독질 1317일차, 칸중일기를 마무리하며 **** - 201401~202108 칸코레 갤러리

지난 칸중일기목차1.이벤트2.13183.근황4.맺음1. 이벤트시작종료편성이벤은 그냥저냥 갑갑갑을갑갑을. 효율충을 빙자한 해군의 수치인데스지금이야 평소 갤 종특대로 갑클 존나쉽네 좆밥이벤이네 하는데갑 가게에서 그렇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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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넘어와서 생활한지도 올해로 10년차.
굳이 도쿄에서 히로시마까지 넘어와서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좋아하던것도 찰나,
우울증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이제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내일이면 히로시마를 떠나야 할 수도 있지.

많은 깡붕이들, 한국인들은 히로시마 하면 원폭돔이나 이츠쿠시마 신사의 물에 잠기는 토리이를 가는게 메인이겠지.
아니면 소도시의 풍경을 보거나 말야.

하지만 나는 나만의 서사를 완성시키고 싶었거든.
그런 상황에서 내 뇌리를 스치는 한 마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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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呉海軍工廠で生まれたの」
'구레 해군 공창에서 태어났거든'

너희들은 아타고의 도감 설명을 본 적 있니? 사랑스런 내 아내가 요즘 핫한 큐어 아르카나 섀도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거든.
중순양함 아타고는 구레 해군공창에서 태어났었어.

내가 살고 있는곳은 히가시히로시마의 사이죠. 구레는 가려고 하면 못갈 거리는 아니었거든.
비록 우울증에 걸려서 침대밖을 못나가는 몸이 되었지만, 오로지 전 마누라의 흔적을 찾아서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목표는 심플함.

  1. 히로시마의 철판구이집 '아타고' 에서 식사하기
  2. 구레에서 '아타고'의 흔적을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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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나는 히로시마의 호텔 별관에 있는 '아타고' 철판구이집에 찾아갔어.

오전 11시 반의 오픈런. 가게에 있는건 전부 돈이 많아보이시는 사모님들 뿐.
오로지 나만이 허름한 행색으로 홀로 앉아있는 중년 남성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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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한국인 이름이라 그랬던지 셰프가 영어로 물어보던데, 몇 마디 하다가 걍 일본어로 대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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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로 나온 카르파초와 어니언 무스. 그리고 드링크로 셜리 템플.
생선을 못먹지만 비싼가게 왔으니 꾸역꾸역 먹긴 했는데 그래도 먹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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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샐러드와 야채, 그리고 쿠로게와규 A4 서로인.
고기는 와규답게 살살 녹았다. 조리장님의 플람베 퍼포먼스도 볼만했지.
갈릭 라이스도 심플하지만 철판위에서 눌어붙인 간장과 마늘을 적절히 밥에 볶아내서 맛있었다.

먹으면서 조리장이랑 스몰토크를 좀 했음

조리장 '님 여기 왜옴?'

나 '아타고라는 게임 캐릭터와 인연이 있어서요'

조리장 '아 그 전함?'

나 '아 예. 중순양함이요.'

조리장 '아 그 전함 컬렉션?'

깡겜도 오래되긴 했지만 사실 일반인에겐 함대니 전함이니 순양함이니 그게 뭔 소용이겠는가.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일단 사실관계는 밑에 적어두겠지만 대충 조리장님이 푼 썰은 이러했음.

관동에 아타고 신사가 있는데, 히로시마의 다이묘가 그 아타고 신사로부터 신체(神体)를 받아왔기에,
이 철판구이집 앞에 아타고 연못이 생겼고, 거기에서 전함 아타고의 이름도 붙게 되었다.

...라는건데, 사실은 이러함.

  1. 교토에 원래 아타고 산이라는 산이 존재함.
    그리고 이 산과 관련되서 산악신앙과 수험도에서 태어난 아타고 곤겐이라는 존재는 화재를 다스리는 존재.

  2. 관동의 아타고신사는 바로 에도막부에서 이런 아타고 곤겐의 이름을 받아와서 만든 신사.
    이유는 도쿄의 화재를 막기 위해서지.

  3. 그러다가 히로시마에서 아사노라는 이름의 번주(다이묘)가 국태사라는 절(지금의 아타고 철판구이 바로 옆 절)에 아타고의 신체(神体)를 받아옴.

  4. 아타고 연못은 이로부터 이름이 붙여짐. 여담으로 이 철판구이집 이름이 아타고가 된건 이 연못에서 스태프가 이름 따오자고 해서 지어진거.

  5. 그리고 중순양함 아타고는 일본 함선 명명규칙에(중순양함은 산의 이름을 붙임)따라 평범하게 교토의 아타고산에서 따서 지어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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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나온 딸기 롤케이크랑 말차 마카롱도 맛있었다.

가격은 12903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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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나오기 전에 조리장님에게 '이제부터 아타고이케를 보러가려고요' 라고 하니까 바쁜와중에 직접 나를 데리고 가게 앞 아타고 연못까지 안내해주시더라. 위에 명찰에 남겼지만 친절하신 분임. 나중에 찾아뵈면 한국의 인터넷에서 보고 왔다고 인사나 해보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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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고 연못에는 원폭 폭심지에서 고작 530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나무가 있음. 이건 원폭 쳐맞고도 무사하더라.
심지어 다시 풀도 피고있었음. 자연...드루이드가 최고다.
더 신기한건 이 나무 근처에서 딴 꿀을 '팔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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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방이 옛날엔 사실은 다 바다였던걸 지금은 간척해서 메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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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1발 방사능 들어간 꿀이라고? 냅다 산드아아ㅏㅏㅏㅏㅅ!!!

저 뒤에 '피스 허니' 라고 되어있는게 꿀. 가격은 1900엔임.

이거 사면서 조리장한테 '나 이걸로 제육볶음 해먹을거임' 하니까 '오이시소~(맛있어보여)' 하시더라.

참고로 아타고 철판구이집은 일본 맛집 백명점에도 선정된곳이니 맛은 보장함.

사람들은 왜 '철판구이집 아타고'를 오는건가? 를 잠시 생각했다.
가게의 평점이 높아서? 고급스러운 호텔 식당이라서?
그런 이유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겠지.

하지만 오로지 '아타고' 라는 이름과 캐릭터 하나만을 이정표 삼아서 찾아오는 손님은 드물거고, 나는 그 별종중의 하나라고 확신한다.
심지어 햇수로 13년이 다되가는 캐릭터인데 말이야.

이렇게 1일차가 끝나고 얌전히 집에 돌아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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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오늘은 날이 좋더라. 10시즈음에 사이죠에서 카이타이치로, 그리고 그곳에서 구레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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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레역 도착. 야마토의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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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로쿠' 라는 이름의 가게. 뭐가 연상되지?

아부라가 나인다...의 영화 제목이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임.

야마토 뮤지엄은 휴관임. 목요일에 리뉴얼해서 재개장 예정인데, 내 목표는 사실 여기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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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드 비콘 카레집. 바닷 풍경을 보면서 해군식 카레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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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건 실패한 디자인을 곁들인 사미다레 카츠레츠 카레 (2000엔).
신기한건 카츠가 돈카츠가 아니라 규카츠임. 얘네 아부라도 없는 주제에 잘해먹고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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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갈 곳은 '역사가 보이는 언덕' 임.
제미나이에 의하면 이 곳에서 아타고가 만들어지던 시절의 풍경을 볼 수 있댔는데 몰?루

실제로 가려면 말 그대로 오르막을 꽤 걸어야되서 버스탈줄 알면 걍 버스타고 가는게 정신건강에 이롭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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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역사가 보이는 언덕.

사진으론 표현이 안되긴 하는데 확실히 웅장한 풍경이긴 해. 아마 한국에서도 조선소 가면 이거보다 더 웅장한 풍경을 볼 수 있겠지.
지금은 조선업은 조선이 제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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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리후네야마 기념관에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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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구레진수부 사령장관 관사'. 여기가 진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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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 아케이드 하면 볼 수 있는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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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접실. 이런 곳에서 아타고랑 같이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좋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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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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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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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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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라가 없는 주제에 잘해먹고 살았구나 일본 해군은...
다다미방도 있었는데 내 취향 따라서 서양식 응접실만 취해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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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구레 해군공창'의 동시계탑.

아타고가 건조되던 날을 함께하던게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렐릭 아닌가 싶다.

이 날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세 가지인데

  1. 역사가 보이는 언덕의 도크
  2. 구레 진수부 사령장관 관사
  3. 구레 해군공창의 동시계탑

이야기 들어보면 칸코레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아타고가 실리지 않았다는 현지 제독 말도 있었어서
칸코레 리얼이벤트 관련으로 아타고를 기대하는 생각은 사실 안했지.

아타고 개2가 나오면 아발론에서 돌아오는 아서왕마냥 복귀할 생각이었지만 내가 아발론에서 돌아올 일은 영영 없겠구나.

그렇지만 이렇게 힘든 순간에 '내가 좋아했던 것'이 나를 움직여주는 순간은 참 좋다고 생각이 든다.

칸코레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병1신겜이지만 일본어 어휘공부할땐 꽤 도움이 됐다.
川内는 카와우치가 아니라 센다이이며, 時雨는 토키아메가 아닌 시구레,五月雨는 고가츠아메가 아닌 사미다레.
이런식으로 독특한 한자 읽기에 도움이 됐거든.

「私は愛宕。提督、覚えて下さいね。」
'나는 아타고. 제독님, 기억해주세요.'

그 말대로, 나는 그녀를 기억했고,
8년의 시간을 넘어 중년의 자락에 들어설 무렵, 그녀가 태어난 땅을 밟은 것이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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